#. 결혼을 앞둔 30살 이 모씨. 결혼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발품을 팔며 여러 웨딩업체를 알아보던 중 지인으로부터 ‘역경매 웨딩’을 소개받았다. 해당 온라인 사이트에 원하는 예식비용과 규모 등을 올리니 여러 웨딩업체에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 입찰서를 제공했다. 덕분에 이 씨는 발품을 팔지 않고도 예식과 식비 등 결혼식 비용 400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 

한국사회에 역경매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해 서비스나 상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그 조건에 맞는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아 좋은 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러한 역경매 시스템은 결혼이나 대출, 이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우선 역경매 대출은 대출희망자가 대출을 신청하면,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 금융회사를 신청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고객이 대출 신청을 하면 금융기관에서 고객의 신용정보 등을 확인한 후 대출 여부와 조건 등을 알려주는 일반적인 대출방식과는 반대의 방식이다. 

한번의 대출신청만으로 여러 금융사에 신청한 효과를 가져와 대출신청자가 각 개별회사에 일일이 접촉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또 대출모집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일반적인 채널을 통해 대출신청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금융사에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므로 불법 대출모집인으로부터 중개수수료 요구 등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웨딩 역경매 역시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부부가 먼저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그 조건에 맞는 업체로부터 역으로 견적을 받는 시스템이다.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업체들을 살펴볼 수 있고, 결혼준비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웨딩 역경매 업체 아이티웨딩 관계자는 “2010년 이후 꾸준히 고객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까지 역경매 신청건수가 2만8000건에 달한다”며 “신청건수대비 계약체결비율도 40%를 넘어서면서 예비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보험권에서도 ‘마이리얼플랜’이라는 업체에서 역경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험가입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해당 사이트에 원하는 보장내용과 보험료 등을 양식에 맞춰 올려놓으면 이를 보고 설계사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입찰 건을 보험설계 알고리즘 분석과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높은 점수를 받은 플랜을 고객에게 제시하면, 고객은 원하는 보험을 선택하면 된다. 

올해 5월부터 시작한 이 서비스는 10월 13일 기준 1392건의 플랜요청을 받았고, 이중 49%가 최종 낙찰을 받아 실제 보험가입이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역경매는 다수의 판매자가 참여해 공급자 간의 경쟁을 통해 수요자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